유럽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온건조한 고기압 ‘열돔’이 그 원인이다.
프랑스에서는 더위 때문에 원전 가동이 멈췄이 날, 포르투갈 도시 모라는 기온이 무려 46.6도까지 올랐다.
이는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스페인 엘그라나도 역시 46도를 기록했으며, 역시 역대 최고 기온이다.
욱한 태양 아래에서 욜란다 디아스 스페인 노동부 장장은 SNS를 통해 “폭염 기상 경보가 발령되면 업무량을 줄이거나 업무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이날 96개 권역 중 84곳에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주황색 경고’를 발령했으며, 1일에는 파리를 포함한 16개 지역의 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적색으로 상향 조정했다.
각 도시에서는 공원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수영장과 박물관 등을 무료로 개방하여 더위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의 보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에펠탑이 20㎝가량 휘어진다고 한다.
에펠탑의 철골 부분이 태양에 노출된 부분은 팽창하고 그늘에 있는 쪽은 수축하여, 하루 중 온도 변화에 따라 탑이 다소 휘어졌다가 밤에 원위치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도 27개 도시 중 로마 등 21곳에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가 발효되었으며, 마리오 과리노 이탈리아 응급의학회 부회장은 “전국 응급실에 열사병 환자가 10%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포르투갈도 수도 리스본을 포함한 7개 지역에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를 내렸다.
이렇게 밤에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초열대야’ 현상도 유럽 각 지역에서 나타났다.
평소 이맘때 풍성한 만년설이 덮여 있어야 할 알프스도 더위의 직격타를 맞았다.
평균해발 3000~3500m인 프랑스 알프스의 최저 빙결고도는 해발 5136m까지 상승했다.
폭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각지에서 40도가 넘는 그리스에서는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포르투갈에서도 30일까지 6건의 산불이 일어났다.
튀르키예에서도 폭염 여파가 대형 산불로 이어져 5만 명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폭염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었다.
이는 원자로를 식힌 후 배출되는 냉각수가 폭염으로 인해 높아진 강의 수온을 더욱 뜨겁게 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 결과다.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이 유럽을 펄펄 끓게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열돔 현상은 ‘고기압 뚜껑’이 뜨거운 공기를 지표면에 가두는 상황이다.
냄비에 뚜껑을 덮은 채 불을 켜두면 금세 끓어오르는 것처럼, 고기압이 땅 근처를 찜통으로 만든다.
이번 고온건조한 열돔 현상은 최근 북아프리카부터 남부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